#17 <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몰라서 고민하는 너에게 >
저자 : 모리오카 츠요시
출판 : 더난출판
발매 : 2020.09.25.
어떻게 ‘나’ 다운 인생을 선택할 수 있을까?
서점에 들러 이 책 저 책 구경하던 중에 내 눈에 띈 문구이다. 아마 우리가 살아가면서 평생을 고민하고 생각하는 질문이지 않나 싶다. 어떻게 하면 나 답게 살 것인가? 아니 애초에 나 다운 게 무엇일까?
늘 그런 고민을 하고 그 고민에 대해 끝없는 질문을 하며 한평생을 살아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본다. 그렇게 생각하며 지냈던 중에 보게 된 책이라 한번 읽어보고 싶었다.
책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몰라서 고민하는 너에게> 는 네 자녀의 아버지이자 유니버셜 스튜디오 재팬의 존망의 위기에서 회사를 구해낸 마케터 모리오카 츠요시 가 쓴 책이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아버지의 편지이다.
이 책은 원래 저자의 딸의 미래를 위해 아버지의 마음으로 쓴 딸에게 보내는 하나의 편지였다.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어요..” 라는 딸의 말에 ‘아버지로서 할 수 있는 것을 없을까?’ 라는 생각으로 시작된 이 책은 부드럽고 온화한 느낌이 기본 바탕이지만 그 속에 저자의 희노애락과 간절함이 묻어나 있다.
내가 읽었던 책 중 < 김미경의 리부트 > 가 엄마의 마음으로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서 우리가 뭘 해야 할지 걱정하는 마음으로 쓴 책이라면 이 책은 아빠의 마음으로 자식들, 그리고 취업을 준비하는 모든 청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그 또한 저자 자신도 머릿말에 “ 나는 학자도 아니고 평론가도 아니며 마케터도 아닌 아버지로서 원고를 썼다.” 라고 이야기하며 밝힌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저자의 가족들만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로 몇 가지를 비유하는데 그래도 옮긴이가 그 밑에 간단하게 설명해놨기해놨기 때문에 이해하기에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읽는 중간 웃음이 나오기도 하는 부분이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커리어’를 사람마다 각자 브랜딩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마케터로 일하면서 습득한 기술들을 활용해 어떻게 브랜딩 해야 하는지 쉽지만 상세하게 이야기한다.
대학을 들어갈 준비를 하는 학생들, 졸업을 준비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들의 부모님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든 책이었다.
최대의 희망은 '그럼에도 선택할 수 있다' 는 것이다.
저자는 “사람은 현실을 분별하고 올바른 선택을 함으로써 목적에 가까워질 수 있다” 고 말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러기 위해 다양한 현실을 만들어내는 ‘구조’ 를 분명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커리어와 관련된 세상은 ‘구조’ 에 의해 만들어진 ‘냉혹한 진실’ 로 가득하다고 말한다. 이 세계를 창조한 신에게는 지극히 심플한 ‘평등의 정신’ 에 뿌리내리고 있지만, 그 결과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무척이나 ‘불평등’ 하게 치우쳐져 있다고도 말한다.
신의 정체는 ‘확률’ 이고 개개의 현상에 대한 배분은 매우 평등하고 ‘랜덤’하게 이뤄져 있지만, 결과는 ‘편향’ 돼 있다.
처음에는 이런 소리를 왜 하는지 의문이었다. ‘그래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뭘까?’ 라는 라는 생각을 하면서 계속 읽었다. 그리고 그 뒤에 답이 있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신이 던진 주사위로 결정된 타고난 것을 어떻게 더 잘 알고 최대한 살려 각자의 목적을 달성한 것인가?’ 일 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특징’ 을 아는 것, 특징을 강점으로 삼아 발휘할 수 있는 ‘맥락’ 을 발견하는 것, 그리고 ‘강점’ 을 철저히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
“신이 공평하게 주사위를 던진 결과, 인간은 오히려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에 외견보다 더한 특징의 ‘차이’ 를 가지고 태어난다. 거기에 자신을 키운 특유의 후천적인 환경이 더해져 세계에 유일무이한 존재인 ‘나 자신’ 이 되었다.”
선천적인 나의 특징과 내가 살아오면서 습득한 후천적인 특징이 신이라는 작자가 평등이라는 이유로 랜덤 하게 돌려 나온 것이라고 표현하는 저자가 과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지금 당장 무엇을 생각해야 할지, 그리고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곤 이야기한다.
“최대의 희망은 ‘그럼에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어떤 특징을 갖고 태어났다 하더라도 인생의 목적, 거기로 향하는 길, 자신의 인생을 조절하는 ‘선택지’를 쥐고 있는 것은 자기 자신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선택할 수 있었는데도,지금이라도 선택할 수 있는데도 많은 사람들은 선택하지 않는다.
저자는 그 점이 모든 고민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이미 많은 자기계발서와 책들을 통해 나는 과거를 후회하지 말고 성공의 양분으로 삼아 미래를 바꿔가자고 다짐해왔다. 이 책은 그 다짐의 확신을 주는 내용이었다.
과거에 이미 던져진 주사위의 결과는 받아들이고 앞을 바라보자. 남들과 비교하며 낙심하고 있을 때가 아닌, 바꿀 수 있는 미래를 보자. 그럼에도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 꽤나 크게 힘이 되었다.
자신이 주인공인 인생을 살고 싶다면 생각 없는 ‘좀비’가 평화롭게 살던 시대의 판타지에 젖어 있으면 안 된다.
사람들은 선택의 확률에서 그리고 선택의 기로에서 변화와 도전의 불안보단 기존의 안정을 택한다. 당연한 말이다. 생존본능을 따라가는 것이니까.
하지만 어느 길에나 불안은 따라온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오히려 불안하다는 건 내가 도전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이야기한다.
‘도전하지 않으니 실패도 하지 않는 자신’ 보다는 ‘도전하기에 실패하는 자신’이 훨씬 더 강해질 수 있다. 라는 말이 참 와닿았다. 아무것도 실패하지 않았다는 건 아무런 도전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는 건 아무 실패도 하지 않는 삶이 어쩌면 인생의 대 실패가 아닐까 한다.
그래서 내가 과연 실패한 경험이 살면서 얼마나 되었는지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별로 없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살면서 몇 번의 실패를 경험할까? 과연 실패 경험의 횟수를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는 오기 마련이다. 그러면 도전하지 않아 후회하는 것보단 도전을 하고 실패를 하는 후회가 더 낫지 않을까?
이러한 생각들을 꾸준히 해야 한다. 생각할수록 복잡해지고 답답해지더라도 끝없이 자문하고 답을 찾아 살아가야 한다.
그것을 저자는 이야기하고 싶었지 않았을까 한다.
가지에게는 가지에게 적합한 토양이 있다고 한다. 가지를 적합하지 않은 토양 사정에 억지로 맞추거나, 억지로 오이로 만들려고 하면 안 된다.
자신이 가지라면 훌륭한 가지가 되고, 오이라면 훌륭한 오이가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어떤 토양이 나한테 적합한지 알아야 한다. 이 책은 그 토양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어떤 커리어를 원하는지, 살면서 무엇을 할 것인지는 결국 내가 나에게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정답이다.
커리어에 대해서 저자만의 브랜딩 수단으로 뿌리 깊게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설명하는 부분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훗날 나도 내 아이에게 이런 말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고, 그렇게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내 자신을 브랜딩 해야겠다고 다짐하며 리뷰를 마친다.